일본과 한국의 대학입시에 대해 알아보자
최근에 한경의 도쿄 나우에서 일본 관련 내용을 쭈우우우욱 시청했다.
정영호 기사님이 일본의 대학입시와 관련한 이야기를 한 영상이 있는데, 해당 내용을 리뷰 해본다.
지난해 일본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56.6%
딱 봐도 엄청 낮은 수치라고 생각되는데 그나마 이 이게 최근 20년 사이에 크게 늘어난 수치라고 한다.
2001년 4년제 대학 진학률은 40%대를 기록했고, 2013년까지도 대학 진학률이 절반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나마도 2022년 기준 660개로 크게 늘어난 사립대의 영향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63.3%
뭐야 왜 이거밖에 안돼?? 라고 하지만 재수생 등 기타 인원들을 추가하면 수치가 훨씬 높아진다고 한다.
이러한 대학 진학률에서도 확인 할 수 있듯이 일본 사람들은 대학 입시를 한국처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사회 전반적으로 이런 분위기 이기 때문에 사교육에 돈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입시에 열정적인 사람들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를 말하는 것이다.
일본도 대학 순위가 존재하고, 명문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을 다니면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특이한 점은 일본은 중학교부터 진학 시험을 치른다.
도쿄의 경우 초등학생 5명 중 1명은 입시를 치르는 중학교를 선택하며,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수업료가 저렴하면서도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합쳐져서 운영되는 공립중고교일관고 입학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한다.
이유는 고등학교 진학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졸업한 사립고등학교 카이세이고 처럼 일본 최고의 진학률 덕분에 전역에서 입시생이 몰리는 사립 명문고등학교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모든 사람이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입시 경쟁에 뛰어드는 한국과는 달리 일본인들의 중,고등학교에 대한 마인드 자체가 다르다.
일본인의 절반은 중,고교 시절 부활동에 전념하며 고교 졸업과 함께 생활 전선에 나선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일본 사람들이 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무조건 적인 목표로 하지 않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바로 가업을 물려받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가업을 물려받더라도 대학을 졸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명문대를 졸업 한 후 직장 생활을 하다가 가업을 물려받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존재한다고 하는데, 부모도 자식이 대학교육까지 받고 취직을 해서 넓은 세상을 둘러보고 나서 가업을 물려받기를 원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또 다른 원인은 입시 경쟁 구도가 한국과 다소 다른 점이다.
서울대를 정점으로 피라미드 구조로 대학의 서열이 엄격하게 나뉜 한국과 달리, 일본은 지역별로 대학교가 발달해있다.
칸토의 도쿄대학교, 칸사이 지역의 교토대를 중심으로 각 지역별로 국립대가 있어서 해당 지역의 인재를 끌어간다.
일본 고등학생의 절반 가까이는 자기 동네 근처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다고 하는데 정말 특이하다.
나고야가 있는 아이치현의 지역 진학률은 71.6%, 홋카이도는 67.1%이며, 다른 지역의 대학으로 가는 학생이 10명 중 3~4명 정도에 불과하고 하는데, 무조건 서울에 있는 대학교 만을 목표로 하는 한국과는 확실히 많이 다른 분위기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일본인이 대입에 목을 매지 않는 이유를 분석할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 인기 직장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해서 먹고 사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 가운데는 직장 생활조차도 싫고, 하루 종일 한 곳에 얽매이는 것이 싫다면서 아르바이트만 해서 먹고사는 프리터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말은 대학교 졸업을 하는 것에 대한 가성비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본에서 자녀 한 명을 대학까지 보내는데 얼마가 들어갈까?
아사히 신문이 문부 과학성 자녀 학습비 조사와 일본 정책 금융공사 교육비 부담 실태조사를 활용해서 분석을 했는데, 자녀 1명을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모두 국공립으로 보내면 1,078만 엔이 필요했다.
790개의 일본 대학교 중 76%가 사립대 이므로,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사립을 보낸다고 가정할 경우 1,674만엔이 일본인의 표준 교육비 부담액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돈으로 대충 1억 6천만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가성비 이야기가 나왔으니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있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고등학교만 졸업한 동년배들과 비교했을 때 수입이 훨씬 좋을까? 라고 하면 그렇지가 않다.
노동정책연구 연수기구에 2018년 조사에 따르면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남성이 정직원으로 취업해서 60살까지 벌어 들이는 생애 임금은 2억 7,210만 엔이다.
고졸 남성의 생애 임금은 어느 수준일까? 2억 1,370만 엔으로 5,840만 엔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물론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평생 이 정도의 돈을 더 벌자고 대학교 입시 스트레스를 받겠느냐?라고 질문할 때 대다수 일본인은 아니라고 한다는 말이다. 딱 봐도 가성비가 좋지 않다.
한국의 상황도 대충 알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2022년 기준으로 고졸 임금을 100% 했을 때, 대학 졸업자가 138%, 대학원 졸업자가 182%의 임금 차이를 나타냈다.
서울대 등 최상위 16개 대학 졸업자들은 최하위 그룹 졸업자와 비교 했을 때 25세~29세 24.6%, 30세~34세 33.6%, 35세~39세 46%, 40세~44세 50.5%의 격차를 나타낸다고 나온다.
50세 이후에는 10% 미만으로 격차가 다시 좁혀진다고 하는데, 일본의 상황과 비교해봤을 때 엄청난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대학교 졸업 이후에도 한국에서는 사실상 취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상위 대학교 입시 스트레스에 졸업 후에는 대기업 취업 스트레스까지... 나도 10여년 전에 겪었던 상황이었지만 진짜 헬 조선이라는 표현이 찰떡이다.
반면에 일본 후생노동성과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일본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97.3%로 문과가 97% 이과가 98% 였는데 사실상 완전 고용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봐도 한국의 입시 상황은 가성비가 너무 떨어진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상위 대학교에 입학을 했다고 하더라고, 세계적으로 순위에서도 일본에 많이 밀리고 있는게 사실이다.
한국은 사회에서 학벌이 매우 중요하고, 사교육과 부동산의 가격이 함께 묶여있고, 인구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인데
가까운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가 정말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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