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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ㆍ경제 리뷰

미친 금리 118%, 국가존망이 달린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

by 장복자 (Conqueror Jang) 2023. 9. 6.

미친 금리 118%, 국가존망이 달린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에 대해 알아보자

 

최근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장기매매 합법화, 중앙은행 폐지 등 특이한 공략을 내놓은 대통령 후보가 예비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는 큰 이변이 일어나기도 했다.

도대체 아르헨티나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최근 아르헨티나 경제상황에 대한 웃긴 영상이 뉴스에 나왔었다.

아르헨티나 국경지대에 있는 파라과이 상점에 강도가 들어왔는데 점원이 강도한테 아르헨티나 돈을 건네주려고 하자 강도가 돈을 거부하는 사건이 있었다.

아르헨티나 돈 따위는 줘도 받지 않는다!!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잘 알 수 있는 사건이었다.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 어느 정도기에 강도가 돈을 거부할까?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지난 7월 전년 대비 113.4%의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자 113.4%가 1년 만에 오른 것인데 하지만 이 수치는 아르헨티나 정부에서 내놓은 통계이다.

그리고 이 통계를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실제로 그렇게 많지 않은데 어떤 사람들은 130%을 넘어 150% 까지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물가가 폭등하는 나라에서 생존하는 방법은?

아르헨티나에서는 1인당 200달러까지 달러로 환전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래서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돈이 생기면 무조건 모든 돈을 달러로 환전부터 한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의 중위소득은 공식 환율을 적용했을 때 우리나라 돈으로 약 80만원 정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돈이 주로 암시장에서 환전이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럼 과연 암시장 시세로는 중위소득이 어느 수준이 될까?

아르헨티나 암시장 환율로 환전을 하게 될 경우 80만원에서 30만원으로 그 가치가 하락하게 되는 상황이다.

 

자 그러면 이 30만원 남짓한 돈이 생기면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일까?

아르헨티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급여가 들어오면 그날 바로 모든 돈을 물건으로 바꾼다고 한다.

 

돈을 가지고 있으면 다음날 바로 휴지가 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하루하루 물가가 얼마나 상승할지 예측이 않되기 때문에 돈이 생기면 무조건 물건부터 사놓고 있는 것이다.

 

 

이 지경이 될 동안 아르헨티나 정부는 무엇을 했나?

그런데 이 정도로 경제가 미쳐 돌아가고 있는데 어떻게든 대책을 만들어서 물가 상승을 막아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국가 아닌가?

아르헨티나 정부나 중앙은행은 뭘 하고 있기에 물가 폭등을 막지 못하고 있었는가 알아보자

 

아르헨티나의 기준금리는 지난 8월 14일 까지만해도 연 97% 수준이었다.

97% 라고 들으면 물가 잡으려고 작정하고 엄청 올렸구나? 라는 생각이 들만도 하지만 당시에는 이미 물가 상승률이 113%를 넘어서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실 엄청 낮은 수치였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물가를 잡으려는 생각이 없어보였고 금리가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국민들은 돈이 생길 때마다 모두 물건으로 바꿨던 것이다.

 

원래 물가 상승을 잡으려면 상승률보다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1970년대 급등하던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끝냈던 폴 벌커 연준의장이 사용했던 방법인데 그 당시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14.8% 였는데 기준금리를 20%로 엄청나게 올려버리니까 바로 물가가 잡혔다.

 

이렇게 검증된 물가 잡는 방법이 있는데 그동안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일부러 기준금리를 조절하면서 물가가 더 올라가도록 일부러 놔뒀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만큼 이상한 행보를 보여왔다.

 

사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 엄청난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칠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지만 금리를 천천히 올리면서 물가 상승률을 더 올리는 말도 안되는 짓을 계속해온 것이다.

 

 

금리를 천천히 올린 배경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치권, 금융권 그리고 기성세대들의 탐욕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봐도 된다.

아르헨티나 정치권의 문제점은 유명하기도 하고, 좌파는 과도한 복지 지출로 물의를 일으켜 왔고 우파는 해외의 자산을 매각하거나 공공요금을 인상하여 인플레이션을 자극한 적이 있다.

 

아르헨티나의 정권은 좌파 우파가 번갈아가면서 집권을 했는데 새로운 정책들을 내놓기 보다는 임기 내내 정치 싸움만 하면서 경제를 살릴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런 사유는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더욱 좋지 않은 상황이 되도록 만든 한 가지 일뿐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금융권과 자산을 어느 정도 축적한 기성세대의 탐욕이 자산 가격의 하락을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봐도 우리나라랑 지금 상황이 너무 비슷한데...?

 

기존의 부유층과 서민들 그리고 청년들은 처한 상황이 많이 다르다.

서민들과 청년층들은 수입이 많지 않고 그 많지 않은 수입은 들어오는데로 생필품으로 모두 바꾸게 된다.

하지만 부유층들은 어떤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대처할 방법이 많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물가 폭등에 대비해서 모아둔 돈으로 주식이나 부동산 등의 자산을 미리 구매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유한 사람들은 기존에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많았기에 인플레이션 상황을 이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가 있다.

 

아르헨티나의 주가 지수인 머발(Merval) 지수는 지난 2년 동안 무려 10배나 올랐다고 한다.

아르헨티나 국가 경제는 파산 직전이고 국민들은 힘들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는 주가가 10배가 상승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게 말이 되는 건가?

 

이렇게 부유층과 기성세대에게 지금의 고인플레이션 상황은 전혀 나쁘지 않다.

주가가 10배가 오르고 부동산 가격도 폭등하고 뭐가 나쁜 상황이지? 나는 더 부자가 되고 있는데? 라는 상황이 된 것이다.

 

 

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는데..

물가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경제 상황이 계속 좋지 않으니 아르헨티나의 청년들은 기성세대 정치에 대해 환멸을 느끼게 됐다.

그래서 지난 13일,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 선거에서 기존의 좌파나 우파가 아닌 자유주의자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밀레이 후보의 공약 중에는 아르헨티나의 중앙은행을 폐쇄하여 패소화를 없애고 달러를 공용화폐로 도입해 물가를 잡겠다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밀레이 후보가 1위를 하자 바로 다음날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97% 였던 기준금리를 118%로 높이게 된다.

지난 2년 동안 거의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예비 선거에서 패배하니 이제서야 놀라서 금리인상을 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금리 118% 도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잡을만큼 충분히 높은 금리인가? 너무 애매한 수치가 아닌가라는 의문은 아직도 많다고 한다.

기존의 정치권에 환멸을 느낀 청년층들의 분노로 인해 밀레이 후보의 열풍은 10월 22일 본선 1차 투표에서도 계속 될 것이라 보는 사람들이 많다.

 

 

밀레이 후보의 공약을 살짝 알아보자

밀레이 후보의 공약 중 달러의 공용 화폐화에 대해 알아보자

달러를 공용 화폐로 사용할 때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에는 분명히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아마 물가는 빠르게 정상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달러를 공용 화폐로 사용했던 나라들에게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아르헨티나 같은 국가 경쟁력이 약한 국가들은 자국의 통화 가치를 낮춰서 수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달러를 사용한다면 만성적인 무역 적자에 시달리면서 반복적으로 국가 부도를 겪게 되는데..

과연 밀레이 후보가 이런 문제들 까지도 해결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는지가 일단은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공약들이 굉장히 독특한데.. 장기 매매의 자유화 그리고 총기 매매의 자유화...

아르헨티나 국민들 입장에서도 머리가 아플 것 같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경제적으로 힘든 생활을 이어 나갈 것인가

인플레이션 상황을 끝낼 수 있지만 약간은 미친 사람을 대선에서 뽑을 것인가..

이건 쉽게 결정할 수가 없는 문제인 거 같다. ㄷㄷ